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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어린 시절 · 23화

별이 꽉 찬 하늘

2026-09-27

질문

여름밤은 어떻게 보냈나요? 평상, 모깃불, 수박 같은 기억이 있나요?

답

마당에 멍석 깔고 자. 모깃불은 쑥을 태우는데 매워. 그 연기 속에서 어머니가 부채질을 해 줘.

우리 다섯이 나란히 누우면 별이 하늘에 꽉 차. 성호가 저게 뭐냐고 물으면 언니들이 아무 말이나 지어내.

수박은 없었어. 참외는 서리해다 먹었지. 우리 밭도 아닌데.

여름에 방에서 못 자.

초가 지붕이 낮아서 열이 안 빠져. 낮에 달궈진 게 밤에도 그대로야. 게다가 다섯이 한 방에 있으면 숨이 막혀.

그래서 마당에 멍석을 깔아.


모깃불을 피워.

쑥을 말려 뒀다가 태우는데, 불꽃이 나면 안 되고 연기만 나야 돼. 그래서 젖은 걸 조금 섞어.

그 연기가 매워. 눈이 따가워. 근데 그게 없으면 모기한테 다 뜯겨.

어머니가 우리 발치에 앉아서 부채질을 하셔. 부채가 낡아서 가장자리가 다 헤졌어. 그걸로 연기를 우리 쪽으로 몰아 주시는 거야.


다섯이 나란히 누워.

큰언니, 둘째, 셋째, 나, 성호. 밥 먹는 순서하고 똑같아.

누워서 위를 보면 별이 꽉 차 있어.

요즘 애들은 그 하늘을 못 봐. 서울에서는 별이 몇 개 안 보이잖아. 그때는 하늘에 빈 데가 없었어. 빽빽해.


성호가 물어.

"저게 뭐여?"

그러면 언니들이 아무 말이나 지어내.

"저건 소여."

"소가 왜 하늘에 있어?"

"착한 소는 하늘로 가."

성호가 그걸 믿어. 다섯 살이니까.

그러다 나한테 물어.

"누나, 저거는?"

나는 대답을 안 해. 몰라서가 아니고, 지어내는 게 잘 안 돼서. 언니들처럼 술술 안 나와.

그러면 성호가 「누나는 바보네」 그래.


참외는 서리해다 먹었어. 우리 밭도 아닌데. 밤에 넷이서 남의 밭에 들어가. 큰언니는 안 가고 우리 셋이. 하나씩 따서 옷에 문질러 닦아 먹으면 그게 그렇게 달아.

한 번은 걸렸어. 밭주인이 소리를 지르니까 뛰었지. 성호를 업고 뛰는데 참외를 놓쳤어.

집에 와서 셋이 웃었어. 소리 안 나게, 이불 뒤집어쓰고.


지금 광명 아파트 십사 층에 살아.

베란다에 나가면 하늘이 보이는데 별이 서너 개야. 그것도 별인지 비행기인지 몰라.

여름밤에 창문 열어 놓고 누워 있으면 가끔 쑥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날 리가 없지. 그냥 그런 것 같은 거야.

당신의 하루도 이렇게 남습니다

질문에 말로 답하시면 그것이 한 권의 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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