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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청춘 시절 · 41화

어깨 한쪽

2026-10-15

질문

젊은 날, 인생에서 가장 크게 웃었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답

명자가 반장 흉내를 냈어. 반장이 화나면 어깨가 한쪽만 올라가는 버릇이 있는데, 명자가 그걸 똑같이 해.

벌집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웃다가 옆방에서 벽을 쳤어.

근데 그날 낮에 우리 셋 다 반장한테 혼난 날이야. 혼나고 와서 그러고 웃었어. 그러니까 살았지.

최영자 반장은 화가 나면 어깨가 올라가.

오른쪽만.

본인은 모를 거야. 사람들은 다 알아. 그 어깨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다들 고개를 숙여.


칠일년 여름이야.

납기가 걸려서 사흘을 밤새웠어. 사람이 지치면 실수가 나와.

그날 우리 라인에서 불량이 여섯 개 나왔어.


반장이 셋을 불렀어. 나하고 순덕이하고 명자.

셋이 다른 라인인데 한꺼번에 불렀어. 왜 그랬는지 몰라.

세워 놓고 이십 분을 뭐라고 했어. 이백 명이 다 보는 앞에서.

그동안 오른쪽 어깨가 계속 올라가 있었어.


저녁에 벌집에 들어와서 셋이 밥을 먹는데 아무도 말을 안 해.

밥 다 먹고 이불을 폈어. 누웠는데 잠이 안 와.

그러다 명자가 벌떡 일어났어.


어깨를 한쪽만 올리더라고.

그러고 반장 목소리로.

"니들이 시방 정신이 있어 없어."

똑같아. 목소리도 똑같고 어깨도 똑같고.


순덕이가 먼저 터졌어.

이불에 얼굴을 묻고 웃는데 어깨가 들썩거려.

나는 참으려다 터졌어. 웃는데 눈물이 나더라고.

명자가 계속해. 이번엔 반장이 걸어가는 흉내를 내.


소리를 못 내니까 다들 이불을 물고 웃어. 그러다 옆방에서 벽을 쳤어. 쿵쿵.

셋이 순간 조용해졌어.

삼 초쯤 있다가 또 터졌어. 아까보다 더.


그날 밤에 한 시간을 웃었어.

혼난 날인데.


지금 생각하면 그게 우스워서 웃은 게 아니야.

낮에 이백 명 앞에서 이십 분을 서 있었잖아. 그게 어디로 안 가.

그걸 웃음으로 빼낸 거지.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명자는 손이 커서 빵을 크게 잘라 주던 애야.

칠사년에 고향으로 갔어. 아버지가 아프시다고.

그러고 소식이 끊겼어.

한번은 순덕이한테 물어봤어. 명자 소식 아냐고. 모른대.

살았으면 나하고 동갑이니까 일흔넷이네.

당신의 하루도 이렇게 남습니다

질문에 말로 답하시면 그것이 한 권의 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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