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어린 시절 · 6화
2026-09-10
어릴 때 가장 좋아하던 놀이는 뭐였어요?
공기. 나 공기 잘했어. 우리 동네에서 내가 제일 잘했어. 손이 빨라서.
나중에 미싱 배울 때 반장이 그러더라고, 너는 손이 왜 이렇게 빠르냐고. 공기 해서 그런가 봐.
돌 다섯 개를 치마폭에 넣고 다녔어. 매끄러운 놈으로 골라서. 그거 잃어버리면 울었어.
공깃돌은 아무 돌이나 되는 게 아니야.
너무 크면 손아귀에 다섯이 안 들어오고, 너무 작으면 손등에서 미끄러져. 모서리가 있으면 손을 베고. 나는 개울에서 물에 오래 깎인 것만 골랐어. 다섯 개 모으는 데 두 달 걸렸어.
열한 살 여름에 나는 동네에서 진 적이 없었어.
옥자가 제일 잘한다고들 했는데, 옥자하고 붙으면 내가 이겨. 다섯 알 던져서 손등에 받는 마지막 단계에서 옥자는 하나씩 떨어뜨려. 나는 안 떨어뜨리고.
"니는 손이 왜 그리 빠르냐."
"몰라."
정말 몰랐어. 그냥 눈보다 손이 먼저 갔어.
그해 가을에 돌을 잃어버렸어.
성호를 업고 개울에 갔다가 치마폭이 풀린 거야. 다섯 알 중에 셋을 찾고 둘을 못 찾았어. 물이 흐리고 해는 지고.
나는 어두워질 때까지 개울에 있었어.
어머니가 찾으러 나오셨을 때 나는 물속에 앉아 있었어. 치마가 다 젖고. 업고 갔던 성호는 둑에 앉혀 놓고 혼자 손으로 바닥을 훑고 있었지.
"뭐 하냐."
"…돌."
"돌은 저기 많어."
"그거 아니여."
어머니가 잠깐 서 계시다가 신을 벗으시더라고. 그러고 물에 들어와서 같이 훑으셨어.
두 개를 다 찾았어. 어머니가 먼저 하나를 찾고, 내가 하나를 찾고.
그 손이 여섯 해 뒤에 구로동에서 값이 돼.
대성섬유 최영자 반장이 시다들을 세워 놓고 손만 봤어. 손가락이 길고 마디가 얇은 애를 골라서 미싱 앞에 앉혔지. 내가 그중에 하나였고.
"너는 손이 왜 이렇게 빠르냐."
열한 살에 옥자한테 들은 말을 열일곱에 반장한테 또 들었어. 나는 그때도 똑같이 대답했어.
"몰라요."
공깃돌 다섯 개는 서울 갈 때 안 가져갔어. 어디에 뒀는지도 기억이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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